내가 경험한 세계 el mundo que conocí

교환학생 경험보고서 (2012년 2학기 파견) 스페인 Universidad de Santiago de Compostela - 3

Locos por Corea 2023. 2. 21. 00:04

7) 기타 생활 및 Santiago에 대해서
Galicia 지역은 해안에 인접해 있어 주산업을 말하자면 어업이다. 그래서 Aitor와 Cristina 가족 모두 과거에 어업에 종사했었다. 반면 Santiago는 Galicia 내부에 위치해 있기에 어업과는 관련이 적고, Camino de Santiago(성지순례길)의 종착지라서 관광수입이 주인 것 같았으며 대학이 위치해서 일시적 거주지의 특징을 보였다. 그래서인지 위에서 언급했듯 Piso의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전반적으로 생활물가가 아주 저렴했다. 매우 작은 동네이기 때문에 걸어서 1시간 정도면 동네 전부를 돌 수 있었고, 택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버스 탈 일도 거의 없었다. 만약 이런 작은 도시에서의 소박한 삶을 경험하고 싶다면 Santiago에 가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Santiago에서의 평온한 생활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음식의 경우 식당에 가서 사먹으면 7-10유로 정도이고 학교 내 식당은 좀 더 저렴하게 5유로 정도면 든든히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운좋게도 요리 잘하는 compañeros들을 만나 식당 음식보다도 맛있는 스페인 음식들을 집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해먹을 수 있었다. 식당에서 사먹는 음식은 한국과 가격이 비슷한 정도인 반면 식료품을 사다가 집에서 직접 해먹으면 상상 이상으로 저렴하게 배불리 먹을 수 있다. 특히 내가 도착했던 여름에는 과일들이 정말 싼 가격에 팔리고 있어 동기들과 함께 행복해 했던 기억이 있다. 저렴한 생활물가로 한 달에 400유로 정도면 집값까지 포함해서 넉넉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방학기간에는 특히 성지순례를 걷는 사람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로 시내 중심부가 붐비기도 하며 이때에는 꽤 많은 한국인들도 볼 수 있다. 하지만 Santiago 근처에는 한인마트가 없고 대신 중국인 마트는 굉장히 많은데, 중국인 마트에서 한국 라면이나 참기름, 김 등은 사먹을 수 있다. 생활하면서 알게 된 한국 음식 먹는 또 다른 방법은 마드리드로부터 인터넷 주문을 하는 것이었는데, 나는 이용해본 적은 없다. 그리고 작은 도시라서 스타벅스 등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의 식당이나 카페를 찾아보는 것은 힘들지만, 버거킹과 맥도날드는 2개씩 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간다면 유럽여행을 대부분 계획할 것이다. 내가 아는 이탈리아에서 교환학생을 한 친구는 출석이 필수가 아니라서 학기 내내 여행을 하며 보냈는데, 아쉽게도 Santiago에서는 성적에 출석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Lengua española1의 경우 8번 결석 시 Suspenso(F)를 주시겠다고 했고, 매 수업시간마다 꼬박꼬박 출석체크를 했다. 그래서 나의 경우 축제나 휴일이 공휴일과 연결되어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때를 이용해 열심히 여행을 다녔다. 여행 시에 교환학생 신분이 좋았던 점은 유럽 학생증이 있어서 파리에서 모든 박물관과 베르사유 궁전에 무료입장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스페인 일처리가 굉장히 느리기 때문에 학생증도 정말 늦게 나온다. 나의 경우는 동기들 중 가장 빨리 학생증이 나왔는데도 파리로 여행가기 직전인 12월 초였다. 나머지 동기들은 1월이 되도록 학생증을 받지 못했다. 학생증을 빨리 받고 싶다면 최대한 일찍 스페인에 도착해서 빨리 학생증을 발급 받을 수 있도록 독촉(?)하길 바란다.
은행 업무의 경우 나는 현지 계좌를 Santander은행에서 만들었는데, 이 은행이 학교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교환학생 증명서가 있다면 수수료 없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Santiago에는 한국에서 송금 시 수수료가 저렴한 씨티은행이 없는데, 버스나 기차를 타고 40분 정도 가면 Pontevedra와 A coruña에 씨티은행이 있다. 한국에서 스페인으로 일반은행을 통해 직접 계좌 송금을 할 경우 수수료가 송금 금액에 비례해서 굉장히 비싸지므로 씨티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나는 한 달에 한 두번 정도 인근 도시로 놀러간다는 기분으로 A coruña에 가서 인출 최대 금액을 뽑아 와서 Santander 계좌에 넣어두고 돈을 썼다.
Santiago의 날씨에 대해서 말하면, 여름에는 스페인 중부와 달리 그렇게 덥지 않고 딱 Siesta하기에 적당한 날씨이다. 정말 인상 깊었던 것은 여름날의 스페인의 푸른 하늘이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한 스페인의 푸른 하늘은 지금도 그립다. 반면 겨울에는 정열의 나라 스페인을 생각하며 겨울에도 더울 것이라고 예상하면 큰 오산이다. Santiago는 스페인 중부에 비하면 해안에 인접해서 겨울에도 영하로 기온이 내려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난방 구조 특성상 실내가 굉장히 춥고 이는 공공도서관이나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미 가기 전에 들었던 것처럼 비가 굉장히 많이 내렸는데, 이는 상상 이상이었다. 한국 장마 시기보다도 더 심하고 억수같이 비가 쏟아 내리고 거기에 태풍에 버금가는 강풍이 분다. 그래서 우산살이 16개있는 우산을 구입하는 것은 기본이고 완전무장을 하고 나가더라도 물에 젖은 생쥐가 되는 것은 예삿일이다. 현지인들은 그만큼 비에 익숙해져 있어서 웬만한 비는 그냥 맞고 다닌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싶다면 전기장판을 꼭 가져가길 추천한다.


8) 교환학생을 마치며
교환학생을 준비하고 경험하며 참 많은 일을 겪었지만 전반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고, 선배들이 표현하듯 내 인생에 다시는 오지 않을 황금기라고 생각한다. 처음 파견되는 지역이라 정보가 전무해서 막막했지만, 우리가 처음 파견되는 것이니 그만큼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많이 알아보고 시도해보고자 했던 것 같다. 아직도 처음 스페인에 도착해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고 따스한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던 그 때가 생생하다. 그렇게 부푼 마음으로 시작한 생활에서 나에게 좋은 일들만 있으리라는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다른 나라에서 다른 문화를 지닌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그 갈등과 어려움조차도 나를 성장시킬 좋은 순간들이었다고 생각한다. 6개월의 시간 동안 열심히 많은 것을 배우겠다고 다짐하고 행동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직도 해보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나의 이 글을 보고 교환학생에 가게 되는 후배들은 나보다도 더 크고 값진 경험을 보람차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벌써 교환학생에 다녀온 지 10년이 넘었다니 믿겨지지 않는다
교환학생은 인생의 황금기인 것 같다
걱정없이 놀면서 언어를 배우고 다른 문화권 사람들과의 삶을 배우는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